한국인의 밥상 753회 “집, 행복을 담는 그릇” 1부 할머니의 집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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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7일에 방송되는 KBS1 ‘한국인의 밥상’ 753회 ‘집, 행복을 담는 그릇’ 편에서는 할머니의 집에 쌓인 가족의 시간과 그 안에서 차려진 밥상의 기억이 공개된다.

집이 빚고 음식이 채우는 가족의 연대기

나직한 지붕 아래에는 식구들의 시간이 켜켜이 쌓여 있다. 아이들 사진은 훈장처럼 벽을 채우고, 쿰쿰한 냄새가 밴 부엌에서 차려지는 밥상은 마음을 녹이는 공간을 만든다. 그 안에 담긴 행복은 가족의 참맛이 무엇인지 되새기게 한다.

가정의 의미를 되새기는 5월 가정의 달, ‘한국인의 밥상’은 가족의 행복을 담은 그릇으로서의 집을 재조명한다. 집은 가족이 모이는 공간이면서, 그들의 문화와 정서, 추억이 차곡차곡 쌓이는 자리다. 그 집에서 차려지는 음식 역시 가족을 하나로 묶어주는 단단한 끈이 된다. 손때 묻은 문지방과 부엌의 오래된 냄새가 밥상의 향기와 어우러질 때, 집은 비로소 행복을 담는 그릇으로 완성된다.

2026년 가정의 달을 맞아 ‘한국인의 밥상’은 집이라는 공간이 품은 의미와 그 안에서 피어난 밥상의 기억을 따라간다. 그 첫 번째 여정은 “할머니의 집은 어디인가?”라는 물음에서 시작한다. 우리 정서에서 할머니는 단순한 조부모를 넘어, 무조건적인 내리사랑의 상징이자 어려운 시절 가족을 지탱해 온 막강한 울타리다.

손주들에게 무한한 사랑과 헌신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 존재가 바로 할머니였다. 그래서 할머니의 집에 가면 한없이 편안하고 행복했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그렇기에 할머니의 집은 한국인에게 유년의 기억이 시작된 곳이자, 도시의 삶 속에서 길을 잃었을 때 언제든 다시 돌아가 정서를 되찾는 마음의 고향이다.

부엌에서 밥을 짓고 마루에 앉아 손주를 기다리던 할머니의 뒷모습은 단순한 거처의 풍경이 아니다. 그 모습은 세대를 이어 가족을 묶어주는 중심이었다. 이번 방송에서는 이야기가 있는 할머니의 집을 통해 그곳에서 마주했던 밥상의 추억을 복원하고, 오늘날 우리에게 가정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되새긴다.

130cm 작은 거인이 지켜낸 사랑의 요새 – 강원특별자치도 화천군

강원특별자치도 화천군의 험준한 산비탈, 그곳에는 키 130cm의 왜소한 체구로 50년 넘게 산을 누빈 최옥순 어르신의 집이 있다. 올해 75세인 최옥순 어르신은 일찍 남편을 여의고 산나물을 캐서 팔며 자식과 손주들을 키워냈다. 할머니의 집은 가족에게 세상의 모진 풍파를 막아주는 요새였다.

작은 체구였지만 최옥순 어르신이 감당한 삶의 무게는 작지 않았다. 산을 오르고 내려오며 생계를 잇고, 그 수고를 밥상으로 바꾸어 가족을 먹였다. 암 투병 중에도 손주들을 위해 억센 산행을 멈추지 않았던 할머니의 시간은, 가족을 향한 내리사랑이 어떤 모습으로 이어지는지 보여준다.

최옥순 어르신은 값싼 돼지 등뼈인 사댕이를 푹 고아내며 아이들의 기운을 북돋웠다. 사댕이는 비싼 재료는 아니었지만, 오래 고아낸 국물과 할머니의 정성이 더해지며 손주들에게 힘을 주는 음식이 됐다. 밥상 위에 오른 그 한 그릇에는 자식과 손주들을 지켜내려 했던 마음이 담겨 있었다.

이제는 손녀가 어엿한 사회인이 되어 할머니의 든든한 보호자가 됐다. 한때 할머니가 손주들을 품었다면, 이제는 손녀가 할머니를 위해 보양 밥상을 올린다. 그 밥상은 작지만 거대한 내리사랑의 힘이 어떻게 다시 가족의 돌봄으로 돌아오는지 보여준다.

절대 허물어지지 않는 할머니의 기억 –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대한민국 대표 공업도시 창원의 끝자락, 소담한 유등마을에는 조금 특별한 방식으로 할머니를 기억하는 손자가 있다. 박병훈 씨는 41세다. 그는 할머니가 70년 가까이 산 촌집을 틀만 남기고 전부 허문 뒤 다시 쌓아 올려 새 단장을 했다. 낡은 집을 없애기보다, 그 안에 남아 있던 할머니의 기억을 다시 세운 것이다.

할머니는 열아홉에 시집와 입이 무성한 식솔을 거두며 살았다. 좋은 것은 모두 남에게 내어주고, 당신은 늘 상처 난 허드레 참외를 깎아 드시며 삶을 지탱했다. 사회 초년 시절, 무릎이 꺾이는 좌절을 겪을 때마다 손주 병훈 씨를 일으켜 세운 것은 할머니의 따뜻한 위로였다.

그 기억은 밥상 위 음식으로도 남아 있다. 항상 밥상을 든든하게 지켰던 콩이파리장아찌, 좋은 날이면 꼭 빠지지 않았던 추어국수, 제철 참외를 새벽같이 따와 매콤한 양념에 버무려 주었던 참외무침까지. 이 음식들은 아버지 박상근 씨와 어머니 황영미 씨에게도 뭉클한 추억을 선사한다.

낯설지만 낯익은 집에는 할머니의 푸근함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제는 만날 수 없는 할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담아, 손자는 정성껏 고쳐 지킨 할머니의 집에서 추억의 맛을 다시 마주한다. 그 집은 허물어졌던 벽을 다시 세운 공간이면서, 절대 허물어지지 않는 기억을 붙드는 자리이기도 하다.

할머니의 집은 어디에 남아 있을까? 산비탈의 작은 집일 수도 있고, 새로 단장한 촌집일 수도 있으며, 마음속에 남은 부엌과 마루일 수도 있다.

할머니의 집에 담긴 가족의 시간과 그곳에서 이어진 밥상의 기억은 5월 7일 목요일 오후 7시 40분에 방송되는 KBS1 ‘한국인의 밥상’ 753회 ‘집, 행복을 담는 그릇’ 편에서 공개된다.

출처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