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온 348회 100년 전 그 목소리, 물불 이극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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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온 348회 100년 전 그 목소리, 물불 이극로

영화 속 주인공이 실제 역사 속 인물이라면 어떨까? 100년 전, 프랑스 파리의 한 연구소에서 훈민정음을 또렷하게 낭독하던 조선인의 목소리가 발견됐다면, 그는 과연 누구이며 왜 그 먼 타국에서 우리말을 기록했을까?

1월 24일 토요일 오후 10시 15분에 방송되는 KBS1 ‘다큐 온’ 348회 ‘100년 전 그 목소리, 물불 이극로’ 편에서는 일제강점기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이극로 선생의 삶을 조명한다.

■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남아 있는 100년 전 조선인의 목소리

“조선 글씨와 조선 말소리,
이 글씨는 홀소리 11자와 닿소리 17자로 모다 28자올시다.
아, 야, 어, 여”

프랑스 국립도서관 음성학연구소에는 100년 전 조선인의 음성이 녹음된 레코드가 있다.
우리나라 훈민정음 자모 체계를 녹음한 음성 레코드 중에는 가장 오래된 것이다. 100년 전 프랑스 파리까지 와서 훈민정음을 녹음한 사람은 이극로, 이극로는 왜 100년 전 프랑스 파리 음성학 연구소를 찾아 훈민정음 자모 체계를 녹음한 것일까?

■ 100년 전 베를린 훔볼트 대학에서 개설된 한국어 강좌

독일 프로이센 시대의 문서들을 보관하는 프로이센 문화유산기록보존소에는 100년 전 독일에서 열렸던 한국어 강좌에 관한 기록이 있다. 3년 동안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열린 이 강좌를 개설한 사람은 이극로, 이극로는 독일 훔볼트대학 유학 당시 이 <한국어 강좌>를 열었다.

뿐만 아니라 이극로는 한국어 강좌를 위해 한글 교재도 직접 만들었는데, 독일 훔볼트 대학 도서관에는 이극로가 만든 한글 교재 <허생전>도 보관돼 있다.

■ 조선어사전 발간에 평생 매진한 ‘언어독립투사 이극로’, 그의 이름이 잊혀진 이유는?

1912년 고국을 떠났던 이극로는 독일에서 조선인으로는 최초로 경제학 박사를 받고 1929년 귀국한다. 귀국하자마자 조선어연구회에 가입한 이극로는 조선어편찬위원회를 조직하고, <조선말큰사전> 편찬작업에 돌입한다.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끌려간 이극로는 조선어학회 회원들 가운데 가장 높은 형인 6년형을 선고 받는다. 일제 경찰의 갖은 고문으로 몸은 허약할 대로 허약해진 가운데 감옥에서 해방을 맞아 석방된다. 감옥에서 나오자마자 다시 조선어학회 회원들과 함께 <조선말큰사전> 편찬작업에 매진해 1947년, 사전 작업을 시작한 지 18년, <조선말큰사전> 1권을 펴내는 데 성공한다.

해방 후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날 노래>를 작사하기도 했던 이극로, 전 생애를 조선어사전 편찬작업에 매진했던 그의 이름이 오랫동안 우리 역사속에서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한편, 이극로 선생은 2019년 개봉해 280만 관객을 모은 영화 ‘말모이’의 실제 주인공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속에서 배우 윤계상이 연기한 ‘류정환’ 역의 모티브가 바로 이극로 선생이다. 당시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투옥된 33인 중 가장 무거운 징역 6년을 선고받을 만큼 일제에겐 눈엣가시였던 그는, 해방 후 1948년 남북협상 때 평양에 갔다가 잔류하여 북한의 초대 내각 부수상까지 지냈다. 이 같은 월북 이력 때문에 남한의 독립운동사에서 오랫동안 조명받지 못하고 잊혀진 존재가 되었다.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았던 뜨거운 삶, 100년 전 유럽 한복판에서 울려 퍼진 그의 생생한 목소리는 1월 24일 토요일 오후 10시 15분에 방송되는 KBS1 ‘다큐 온’ 348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