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현주가 SBS 새 금토드라마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에서 무너져가는 병원을 지키기 위해 부패한 조직과 타협하는 병원장으로 변신한다.
무너지는 병원을 지키려는 손현주
오는 10월 9일 첫 방송되는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는 실패도, 타협도 모르는 천재적인 수술 실력으로 거대한 부조리를 깨부수는 ‘수술방의 미친 계’, 닥터X 계수정의 활약을 그린 사이다 메디컬 느와르다. 일본 TV아사히에서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일곱 시즌에 걸쳐 방송된 ‘닥터X’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국판에서는 구서대학교병원을 둘러싼 의료 권력과 조직의 부조리를 전면에 세운다.
연출은 ‘VIP’, ‘악귀’, ‘당신이 죽였다’를 만든 이정림 감독이 맡고 편성근 작가가 극본을 쓴다. 김지원이 계수정, 이정은이 장희숙, 손현주가 부승권, 김우석이 박태경을 맡아 병원 안에서 서로 다른 이해와 선택으로 부딪히는 인물들을 그린다.
계수정은 장희숙 의사 용역 소개소에서 구서대학교병원의 외과 공백을 메우기 위해 파견된 천재 외과의사다. 장희숙은 돈을 밝히는 속물처럼 보이지만 영리한 의사 용역 소개소 소장이고, 박태경은 계수정을 만나 병원 생활이 꼬이는 금수저 인턴이다. 기존 병원 조직 밖에서 들어온 인물들이 부승권이 지켜온 질서 안으로 들어오면서 갈등의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번에 공개된 첫 스틸의 중심에는 구서대학교병원 분원의 병원장 부승권이 있다. 붕괴해가는 하얀 거탑을 다시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로, 병원을 살려야 한다는 현실적인 목표와 의사로서의 사명감을 동시에 놓지 못한다.
병원을 지키는 과정에서 부승권은 부패에 찌든 조직과도 타협해왔다. 모든 타협을 권력욕으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무너지는 병원을 붙잡아야 한다는 책임 때문에 현실과 손을 잡았지만, 마음 한편에는 자신이 지켜야 할 의사의 기준이 남아 있는 인물이다.
부승권의 위치는 병원 안에서 단순히 직함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분원을 살려야 하는 최종 책임자이면서 동시에 부패한 조직의 현실을 외면할 수 없는 사람이다. 병원의 생존과 의사로서의 원칙 사이에서 선택을 반복해왔다는 설정이 손현주가 표현할 복잡한 내면의 출발점이 된다.
김지원 등장으로 흔들리는 병원의 질서
그런 부승권 앞에 계수정이 나타나면서 병원 안의 균형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의사 용역 소개소에서 구서대학교병원으로 파견된 계수정은 지위나 배경보다 수술 실력을 앞세워 부정부패한 의료 권력과 맞서는 천재 외과의사다.
부승권이 병원을 지키기 위해 기존 조직과 타협해 질서를 유지해왔다면 계수정은 그 질서 자체를 수술대에 올려놓는 인물이다. 같은 병원을 바라보면서도 선택하는 방식이 완전히 다른 만큼 두 사람의 충돌은 단순한 선악 대결보다 병원을 지키는 방식의 대립으로 이어진다.
계수정은 구서대학교병원의 정식 권력 구조에서 출발한 인물이 아니라 외과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외부에서 파견된다. 반대로 부승권은 그 조직의 가장 높은 자리에서 병원의 존립을 책임져왔다. 외부에서 들어온 실력 중심의 의사와 내부 질서를 버텨온 병원장이 정면으로 마주선다는 점이 두 인물의 긴장을 더욱 분명하게 만든다.
손현주와 김지원의 대립은 작품의 주요 긴장축으로 예고됐다. 병원의 붕괴를 막기 위해 현실적인 타협을 감수한 병원장과 타협 자체를 거부하는 천재 외과의사가 맞붙으면서, 구서대학교병원의 권력 구도도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정장과 가운에 담긴 병원장의 무게
공개된 스틸 속 손현주는 고급스러운 정장을 입고 테이블에 앉아 날카로운 시선을 던진다. 병원의 판도를 쥐락펴락하는 현실 권력자의 냉철함이 드러나는 장면으로, 한마디를 꺼내지 않아도 조직의 중심에 선 병원장의 위치가 선명하게 보인다.
테이블에 앉은 모습은 병원 내부의 의사결정을 쥔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단정한 정장과 굳은 표정, 상대를 꿰뚫는 듯한 시선은 수술실보다 회의와 조직의 논리가 익숙해진 병원장의 현재 위치를 보여주는 장치로 읽힌다.
다른 장면에서는 의사 가운을 입고 단상에 서거나 병원 복도를 걷는다. 이때는 권력을 가진 사람의 냉정함보다 병원을 책임지는 수장의 무게가 앞선다. 정장과 가운이라는 서로 다른 모습은 부승권이 가진 현실 권력과 의사로서의 책임을 동시에 보여준다.
복도를 걷는 손현주의 표정에는 조직을 장악한 자신감만 남아 있지 않다. 제작진이 강조한 ‘처절한 책임감’과 복잡한 내면이 스틸의 무거운 분위기와 맞물린다. 병원을 지키기 위해 선택한 타협이 결국 자신에게 형벌처럼 돌아오는 인물이라는 설정도 이 장면들과 이어진다.
제작진은 부승권을 두고 고독과 형벌 같은 책임을 짊어진 채 병원의 질서를 지탱해온 인물로 설명했다. 원문에서 비유된 ‘시지프스’처럼 무너지는 병원을 다시 세우려는 일을 반복해온 인물 앞에 그 질서를 근본부터 흔드는 계수정이 들어오면서 갈등은 더욱 날카로워진다.
손현주의 처절한 책임감과 김지원의 정면충돌
제작진은 “손현주는 ‘부승권’의 처절한 책임감과 복잡한 내면을 밀도 높은 연기로 완성했다. 매 장면마다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산하는 손현주의 흡인력 있는 연기를 통해 ‘연기 장인’의 품격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다. 김지원과의 대립 속에서 빚어지는 팽팽한 긴장감 역시 ‘닥터X’의 백미가 될 것이다.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첫 스틸만으로도 손현주가 맡은 병원장은 단순한 권력자로만 그려지지 않는다. 병원을 살리려는 책임과 조직과의 타협, 의사로서 남아 있는 사명감이 한 인물 안에서 충돌하고, 김지원이 연기하는 계수정은 그 복잡한 균형을 정면으로 흔드는 존재가 된다.
부승권이 지켜온 병원의 질서는 계수정에게 반드시 보존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부조리가 뿌리내린 구조라면 실력으로 깨뜨려야 할 대상에 가깝다. 제작진이 두 배우의 대립을 작품의 백미로 꼽은 이유도 서로가 가진 목적보다 그 목적을 이루는 방식이 정반대라는 데 있다.
병원을 지키려 타협해온 손현주와 타협을 거부한 김지원이 같은 병원 안에서 마주서는 순간, 누가 병원을 지키고 누가 병원을 무너뜨리는지에 대한 기준도 달라질 수 있다. 두 배우가 만들어낼 긴장 속에서 손현주의 병원장은 어떤 선택으로 자신의 책임을 증명할까?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는 총 12부작으로 편성됐으며 10월 9일 금요일 밤 9시 50분 첫 방송된다.
사진 : SB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