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동찜닭 100그릇, 안동소주 100병, 순살 간고등어 500개. 그리고 이름 모를 초보 러너 50명을 위해 한 기업이 먼저 사겠다고 나선 마라톤 참가권 50장까지, 아직 출발 총성도 울리지 않은 안동에 전국에서 찾아올 러너를 위한 선물이 먼저 쌓이고 있다.
대회는 10월 24일 열린다. 하프와 10km로 구성된 K-스타런을 비롯해 월영가람길 레일워크와 저녁 SBS 뮤직페스타까지 하루에 이어지는 ‘2026 SBS RUN & MUSIC FESTIVAL in 안동’이다. 그런데 이 축제의 시작에는 달리기를 누구보다 잘 아는 전문가가 아니라, 평생 러닝을 제대로 해본 적 없던 한 방송 PD가 있었다.
“마라톤은 잘 모르는데요. 진짜 좋은 대회를 한번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러닝 전성시대다. 러닝크루가 늘고 주말이면 전국 곳곳에서 마라톤과 러닝 이벤트가 열리면서 처음 5km에 도전하는 사람부터 하프와 풀코스 기록을 줄이려는 러너까지 선택할 수 있는 대회도 많아졌다.
대회가 많아진 만큼 러너의 기대도 달라졌다. 비슷한 방식의 행사가 되풀이되고 높은 참가비나 지나친 상업성에 대한 아쉬움이 나오는 가운데, 기록만 재고 돌아가는 행사가 아니라 자신이 달린 시간 전체를 특별하게 기억할 수 있는 축제를 원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SBS 런앤뮤직페스티벌 담당 PD에게 엉뚱한 생각이 하나 생겼다. “러너가 정말 좋아하는 대회를 만들면서, 그 사람들이 달리는 것만으로 지역에도 도움이 되는 축제를 만들 수 없을까?”
마라톤 참가자가 출발선에 섰다가 결승선을 통과하고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는 구조에서 벗어나 보자는 질문이었다. 러너가 달리는 동안 안동의 풍경을 보고, 완주 뒤에는 이곳에서 밥을 먹고 쉬며 관광을 하고, 저녁에는 음악까지 즐긴다면 한 번의 러닝대회가 도시에서 보내는 하루로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문제는 정작 본인이 러닝을 잘 모른다는 것이었다. 코스를 지도 위에서 그릴 수는 있어도 실제 러너가 어떤 길에서 편안함을 느끼는지, 어느 순간 지루해지는지, 대회를 고를 때 무엇을 중요하게 보는지는 직접 달리는 사람의 눈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무작정 찾아간 곳이 러닝 전문 크리에이터 ‘마라닉TV’였다. PD는 “제가 러닝은 진짜 초보입니다. 대신 제대로 된 러닝축제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도와주세요”라고 부탁했다.
마라닉TV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러닝 붐을 타고 대회가 우후죽순 늘어나는 가운데 정작 러너가 주인공인 축제는 무엇이 달라야 하는지, 한 번 참가한 사람이 다음에도 다시 찾고 싶은 대회는 어떤 경험을 남겨야 하는지를 고민하던 시기였다.
그렇게 러닝 초보 PD와 러닝 크리에이터의 조금 이상한 동업이 시작됐다. 공식 행사에서도 마라닉TV와의 협업이 주요 축으로 소개될 만큼, 이미 완성한 행사를 알리는 관계가 아니라 준비 과정부터 러너의 시선으로 살펴보는 방식이 선택됐다.
첫 번째로 한 일은 ‘코스를 직접 뛰어 보자’였다
두 사람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만들어진 마라톤 코스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었다. 지도 위에서 거리를 재고 출발점과 반환점을 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뛰고 걷고 차로 이동하며 러너가 실제로 마주할 코스를 하나씩 점검했다.
“러너들이 실제로 달렸을 때 어떤 느낌일까?”
도로 폭과 경사부터 살폈다.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달릴 때 불편하지 않을지, 일정 구간을 지나면서 풍경이 지나치게 단조로워지지는 않을지, 굳이 안동까지 찾아온 러너가 이 도시만의 모습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지도 확인했다.
현재 K-스타런은 하프와 10km 두 종목으로 운영된다. 안동탈춤공원을 중심으로 출발해 안동댐 수변구역까지 이어지는 러닝 프로그램과 함께, 별도의 월영가람길 레일워크가 임청각과 법흥사지 칠층전탑 등 안동의 역사문화 공간을 잇는다.
현장을 다니다 보니 기존 코스 주변에 있던 길과 풍경도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안동댐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수변과 임청각, 법흥사지 칠층전탑, 월영교처럼 자동차로 이동하면 각각 다른 관광지로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장소들이 러닝과 걷기라는 움직임 안에서 연결됐다.
러닝대회가 열리는 10월 24일은 가을 한가운데다. 제작진은 안동의 물길과 역사 공간을 따라가는 동안 러너가 단순히 거리 표시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안동을 달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찾는 데 집중했다.
기록을 노리는 러너에게는 안전하고 흐름이 끊기지 않는 코스가 중요하다. 반대로 첫 10km나 첫 하프에 도전하는 사람에게는 힘든 순간 시선을 돌릴 수 있는 풍경과 자신이 어디를 달리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장소의 기억도 완주 경험의 일부가 된다.
제작진 사이에서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이 정도면 단군 이래 처음 달리는 코스 아니야?”
물론 ‘최초’라는 표현은 최종 코스와 공식 확인을 거쳐야 한다. 이 말을 사실처럼 붙이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이미 익숙한 길을 답습하기보다 안동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찾으려고 제작진과 러닝 크리에이터가 직접 현장을 돌아다녔다는 의미는 분명했다.
코스를 만든다는 일은 결국 도로에 선을 하나 긋는 작업이 아니었다. 어느 지점이 안전한지, 어디서 안동의 풍경이 잘 보이는지, 완주 뒤 참가자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게 될지까지 고민하면서 러닝의 앞과 뒤를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해야 했다.
그런데 코스를 만들다 보니 이상한 일이 생겼다
처음에는 제작진 몇 사람이 시작한 일이었다. 러닝 초보 PD가 마라닉TV와 길을 확인하고 운영팀이 코스와 안전 문제를 검토하면서 하나씩 축제의 형태를 만들어갔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하나둘 끼어들기 시작했다. 안동의 중심 관광지에서 조금 떨어진 지역의 주민들도 러너들을 직접 맞이하고 싶다며 팔을 걷어붙였고, 안동시와 관계기관, 경찰도 많은 사람이 안전하게 움직일 길을 만들기 위한 논의에 함께했다.
행사 규모도 단순한 소규모 러닝 이벤트와는 다르다. 공식 안내상 K-스타런과 월영가람길 레일워크에 각각 대규모 참가자가 움직이고, 저녁 SBS 뮤직페스타에는 다시 수많은 참가자가 안동시민운동장에 모이게 된다.
이 정도 인원이 한 도시에서 하루를 보내려면 출발선과 결승선만 관리해서는 부족하다. 러너가 아침에 어디로 도착하고, 완주한 뒤 어디로 이동하며, 식사와 휴식을 거쳐 저녁 공연장까지 어떻게 이어질지도 행사 경험에 들어간다.
코스를 짜던 제작진에게 그래서 또 하나의 질문이 생겼다. “1만 명의 러너가 안동까지 오는데, 그냥 달리고 집으로 돌아가게 하면 너무 섭섭하지 않을까?”
가능하면 러너들의 움직임이 지역과 연결되도록 동선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달린 뒤에는 안동에서 밥을 먹고 카페에 들르고, 지역을 구경하고, 가능하면 하루 더 머물게 하고 싶었다. 참가번호를 단 마라토너 한 명이 아니라 ‘하루 동안 안동을 경험한 사람’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현재 올인원 패스에는 안동 지역상품권도 포함돼 있다. 참가자가 행사장 안에서만 소비하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지역의 식당과 상점으로 이동하도록 연결한 구성이다.
안동까지 온 러너가 완주 뒤 찜닭을 먹고, 카페에서 쉬고, 월영교나 주변 관광지를 둘러본 뒤 저녁 공연을 기다린다면 달리기 하나 때문에 찾아온 방문객의 체류시간은 길어진다. 한 번의 마라톤이 지역 식당과 상점, 관광지, 숙박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이 행사가 말하는 지역상생은 러너에게 무엇을 억지로 소비시키는 방식과는 다르다. 안동에 머물 이유를 충분히 만들고, 러너가 스스로 도시 곳곳을 이동하면서 지역과 자연스럽게 만나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래서 마라톤이 끝났는데, 행사는 끝나지 않는다
보통 러닝대회는 아침 일찍 시작한다. 참가자는 달리고 결승선을 통과한 뒤 완주 메달과 기념품을 받아 들고 오전이나 점심 무렵 행사장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
런앤뮤직은 반대로 생각했다. “러닝이 끝난 뒤부터 또 다른 축제를 시작하면 어떨까?”
그래서 저녁 콘서트를 붙였다. 러너들이 결승선을 통과한 뒤 씻고, 먹고, 쉬고, 안동을 돌아본 다음 다시 안동시민운동장으로 모이면 그곳에서는 음악이 기다리는 구조다.
공식 프로그램도 이런 흐름을 그대로 보여준다. 오전에는 안동탈춤공원을 중심으로 K-스타런이 진행되고 월영가람길 레일워크가 이어진 뒤, 저녁에는 안동시민운동장에서 SBS 뮤직페스타가 열린다.
러너들의 열정을 음악으로 이어갈 YB가 1차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아메리카노’로 대중에게 익숙하고 페스티벌 무대에서 관객과 호흡해온 10CM, 비투비(BTOB), 최예나(YENA)도 축제에 동참한다.
달리기가 끝난 자리에 간단한 축하무대를 붙이는 정도가 아니다. 정상급 아티스트와 별도의 무대·음향·조명을 갖춘 공연을 통해 오전의 러닝을 저녁의 음악축제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달리지 않는 사람도 축제에 들어올 수 있는 길이 있다. 월영가람길 레일워크는 역사문화 공간과 수변 풍경을 걸어서 경험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러닝 참가자가 아니더라도 같은 날 안동에서 움직이고 공연까지 이어갈 수 있게 했다.
RUN에서 시작해 MUSIC으로 끝나는 하루다. 러닝이 끝나는 순간 행사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승선을 통과한 뒤 생긴 시간이 오히려 지역을 만나는 또 다른 축제 시간으로 이어진다.
아침에는 기록을 확인하며 달렸던 사람이 낮에는 안동의 식당과 카페를 찾고, 저녁에는 다시 음악 앞에서 다른 참가자와 만난다. 마라톤을 위해 안동에 왔다가 하루 동안 안동을 경험하게 만드는 것이 이 행사가 그리고 있는 지역상생 방식이다.
그리고 아직 출발도 안 했는데 선물이 도착하기 시작했다
조금씩 이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생겼다. 대회가 열린 뒤 러너의 반응을 보고 지역이 움직인 것이 아니라, 아직 아무도 출발선을 밟지 않은 시점부터 지역 사람들이 먼저 연락하기 시작했다.
한 안동찜닭 식당에서는 말했다. “멀리서 안동까지 뛰러 오는 분들에게 한 끼라도 대접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식사권 100매가 생겼다. 단체 협찬을 요청받아 억지로 준비한 물량이 아니라, 자신의 지역까지 찾아오는 사람에게 따뜻한 한 끼를 내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됐다.
또 다른 곳에서는 안동소주 100병을 내놓았다. 안동의 대표 먹거리인 순살 간고등어 500개를 러너들에게 전달하겠다는 후원도 들어왔다.
찜닭과 소주, 간고등어는 마라톤 기록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하지만 안동을 찾아오는 러너를 참가번호가 아니라 지역의 손님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는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한다.
조금 더 특별한 연락도 있었다. 한 기업은 전국의 초보 러너를 위해 참가권 50장을 먼저 구매해 선물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누가 그 참가권을 받을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특정 유명 러너나 기록이 빠른 사람에게 주는 지원이 아니라, 첫 대회를 망설이는 이름 모를 초보 러너에게 출발선을 열어주기 위한 참가권이었다.
누가 시킨 일이 아니었다. 큰 스폰서십 계약에서 시작된 일도 아니었다.
“안동까지 오는 러너들에게 뭔가 해주고 싶다.”
그 마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행사는 10월 24일 열리지만 누군가는 이미 밥을 준비하고, 누군가는 지역의 먹거리를 내놓고, 누군가는 만나보지도 않은 사람의 참가권을 사주면서 축제는 출발 전부터 움직이고 있다.
지역 소상공인이 참여하는 로컬마켓과 지역상품권도 같은 방향에 놓여 있다. 러너가 안동을 달리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지역의 음식과 상품, 상권을 직접 만나게 하는 접점을 늘리려는 것이다.
러너가 받은 응원은 다시 어린 러너에게
준비 과정에서 또 다른 질문이 나왔다. “우리가 받은 이 응원을 다른 누군가에게 다시 넘겨줄 수는 없을까?”
그래서 마라닉TV와 함께 지역의 육상 유망주들을 위한 기부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오늘 안동을 달리는 수많은 러너의 발걸음이 내일 트랙을 달릴 어린 선수들의 꿈으로 이어지게 하자는 취지다.
꼭 프로 러너일 필요는 없다. 기록이 빠르지 않아도 된다.
처음 5km에 도전하는 사람도 자신의 한 걸음으로 다른 누군가의 다음 출발을 응원할 수 있다. 첫 10km를 뛰는 ‘런린이’도 완주 자체를 통해 어린 선수들의 새로운 출발에 힘을 보탤 수 있다.
처음 러닝 초보 PD와 한 크리에이터 사이에서 시작된 고민은 여기에서 다시 넓어진다. 러너가 지역을 달리고, 지역은 러너에게 음식과 응원을 보내며, 그 러너가 받은 마음이 다시 지역의 어린 선수에게 돌아가는 구조다.
단순한 기부 이벤트 하나를 붙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달리는 사람이 자신에게 도착한 응원을 또 다른 러너에게 건네면서 축제가 끝난 뒤에도 움직임이 이어지게 하려는 것이다.
러너는 지역을 달리고, 지역은 러너를 응원한다. 그리고 그 응원은 다시 어린 러너에게 돌아간다. 이것이 이번 축제가 그리고 있는 작은 순환이다.
이제 축제까지 남은 시간 8주
아직 해야 할 일은 산더미다. 코스를 다시 확인해야 하고 안전을 점검해야 하며, 공연을 준비하고 전국에서 찾아올 러너들이 어디에서 먹고 어떻게 이동할지도 계속 고민해야 한다.
K-스타런 참가자는 아침부터 대규모로 움직인다. 레일워크 참가자도 별도 장소에서 출발하고, 저녁에는 두 프로그램의 참가자들이 다시 안동시민운동장으로 이동해 공연을 보게 된다.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을 하루 안에 연결하려면 차량과 보행자 동선, 참가자 안내, 안전 인력, 공연 입장까지 맞물려야 한다. 러닝 코스 하나만 완성했다고 끝나는 행사가 아닌 이유다.
하지만 처음에는 몇 사람뿐이던 준비팀 곁에 이제 많은 사람이 함께하고 있다. 누군가는 러너들이 안전하게 달릴 길을 만들고, 누군가는 따뜻한 한 끼를 준비하며, 누군가는 간고등어를 보낸다.
또 누군가는 처음 달리는 사람에게 참가권을 선물하고, 누군가는 길가에 서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러너에게 박수를 칠 준비를 한다. 각각 하는 일은 달라도 결국 10월 24일 같은 출발선을 향한다.
그래서 이 행사는 조금 이상하다. 마라톤인데 마라톤만 하지 않고, 기록을 겨루는 대회인데 기록만 남기려 하지 않는다.
러너를 불러 모으면서도 결승선을 통과한 뒤 어디에서 밥을 먹고, 무엇을 보고, 어떤 음악을 듣고, 어떤 기억을 가지고 돌아갈지를 함께 고민한다. 공식 프로그램 역시 러닝 하나에 그치지 않고 걷기와 음악, 지역상품권과 지역 상권까지 참가자의 하루 안으로 끌어들였다.
무엇보다 주최자가 혼자 축제를 완성하는 방식이 아니다. 제작진이 길을 만들기 시작했지만 주민과 기관, 식당, 기업, 러닝 크리에이터, 참가자까지 하나둘 과정에 들어오면서 축제의 모양도 계속 달라지고 있다.
아직 모든 준비가 끝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지금 이 축제의 가장 정확한 모습은 완성된 행사라기보다 러너와 지역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진행형에 가깝다.
10월 24일, 안동에서는 어떤 기록이 남을까
누군가는 자신의 최고 기록을 세울 것이다. 오랫동안 준비한 하프 기록을 줄이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생애 처음으로 10km 결승선을 통과할 것이다.
누군가는 친구와 손을 잡고 들어올 것이다. 또 다른 누군가는 기록계에 찍힌 숫자보다 안동의 가을 수변길과 월영교를 지나던 풍경을 더 오래 기억할지도 모른다.
저녁에는 다른 기록이 시작된다. 오전에 같은 지역을 달리고 걸었던 사람들이 안동시민운동장에 다시 모여 YB, 10CM, BTOB, 최예나의 음악을 함께 즐긴다.
하지만 이번 대회가 가장 남기고 싶은 기록은 몇 분 몇 초의 숫자만은 아니다.
달리기조차 제대로 해본 적 없던 한 명의 ‘런린이’가 작은 질문을 던졌다. 러닝 크리에이터가 합류했고, 지역 주민과 관계기관이 길을 함께 고민했으며, 식당 주인은 밥을 내놓고 기업은 이름 모를 초보 러너의 참가권을 대신 사주겠다고 했다.
여기에 안동의 자연과 역사 공간, 지역상권, 걷기 프로그램, 저녁 음악축제까지 한날에 연결됐다. 한 도시가 전국에서 찾아올 러너를 기다리고, 러너가 머무는 하루가 다시 지역으로 흘러가게 만드는 축제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안동찜닭 100그릇, 안동소주 100병, 순살 간고등어 500개, 초보 러너를 위한 참가권 50장. 처음에는 서로 아무 관련이 없어 보이던 숫자지만 모두 같은 곳을 향한다.
10월 24일 안동을 달릴 러너들이다.
러너가 받은 응원이 지역을 움직이고 그 응원이 다시 어린 러너의 다음 출발로 이어지는 순간, 몇 분 몇 초와 다른 또 하나의 기록이 남게 된다. 10월 24일 안동에서 가장 오래 기억될 기록은 무엇일까?
‘2026 SBS RUN & MUSIC FESTIVAL in 안동’에서 만들어질 모든 기록과 함께한 사람들의 축제 이야기는 오는 11월 SBS 채널을 통해 방송된다.
참가문의 : SBS 런앤뮤직 페스티벌 IN 안동 공식 홈페이지
사진 : SB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