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BS1 ‘시대목격’ 첫 회는 그가 관객과의 약속을 개인 사정보다 앞에 둔 이유를 직접 듣고, 스물여섯에 시작한 연기와 현재 ‘베니스의 상인’까지 이어진 시간을 따라간다.
화폐개혁 시대, 스물여섯에 들어선 무대
화폐개혁이 단행된 시대에 스물여섯이었던 신구는 연기에 입문했다. 드라마센터 연극 아카데미에서 기초를 익힌 그는 대사와 움직임을 무대에서 반복하며 배우의 시간을 쌓기 시작했다.
같은 드라마센터에서 꿈을 키운 전무송은 신구가 처음 연기를 배우던 시절을 되짚는다. 한 공간에서 수업과 연습을 경험한 동료의 증언은 신구가 어떤 태도로 무대를 준비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함께 호흡한 박근형의 이야기도 이어진다. 장영남, 조달환, 이상윤, 박소담 등 후배 배우와 제작진은 공연과 촬영 현장에서 직접 본 신구의 연습 방식과 약속을 대하는 태도를 전한다.
현재 신구는 연극 ‘베니스의 상인’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방송은 연기를 처음 배우던 스물여섯의 신구와 지금도 공연장에 서는 신구를 차례로 놓고, 한 배우가 오랜 시간 무대를 떠나지 않은 과정을 살펴본다.
발인 당일에도 취소하지 않은 ‘고도를 기다리며’
신구는 2025년 ‘고도를 기다리며’ 지방 공연 도중 아내를 떠나보냈다. 발인 당일에도 공연 일정이 남아 있었지만 그는 예정된 무대를 취소하지 않고 관객 앞에 섰다.
그는 당시의 선택을 “공연은 내 개인의 생활하고는 관계 없지 않나. 관객하고 공연하기로 약속해 놓은 거니까 개인 사정은 거기 개입할 수가 없다”라는 말로 설명한다. 자신에게 닥친 슬픔과 이미 정해진 공연의 책임을 분리해 생각했다는 뜻이다.
공연에는 같은 장면을 준비한 배우와 제작진이 있었고, 약속된 시간에 극장을 찾은 관객이 있었다. 신구는 개인 사정으로 공연 전체를 멈추기보다 자신이 맡은 배역과 시간을 지키는 쪽을 선택했다.
이 결정은 갑자기 만들어진 행동이 아니었다. 동료와 후배들이 기억하는 연습 과정, 정해진 공연 시간을 대하는 태도, 현재까지 이어진 무대 활동이 발인 당일의 선택과 같은 방향에 놓여 있다.
받은 장학금을 후배에게 돌려준 신구
신구 역시 드라마센터에서 공부하던 시절 장학금을 받았다. 경제적인 도움으로 연기를 계속 배울 수 있었던 경험은 형편 때문에 학교생활을 이어가기 어려운 후배에게 학비를 지원하는 일로 이어졌다.
그는 1987년부터 서울예대에서 ‘신구 장학금’을 통해 후배들을 돕고 있다. 자신이 학생일 때 받은 도움을 혼자 간직하지 않고, 다음 배우가 수업과 연습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돌려준 것이다.
유해진은 ‘신구 장학금’ 수혜자 가운데 한 명으로 소개된다. 그는 “넉넉지 못해서 학교생활이 어려웠을 땐데, 어려웠던 학교 시절을 선생님 도움으로 무사히 마쳐서 제가 지금까지 연기를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라고 당시를 돌아본다.
유해진에게 장학금은 한 번의 지원으로 끝나지 않았다. 학교를 마치고 연기를 계속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줬고, 배우로 활동하는 지금까지 기억하는 도움으로 남았다.
신구가 후배의 학교생활을 도운 장학금과 발인 당일 지킨 공연은 서로 다른 장면이지만, 맡은 자리를 비우지 않겠다는 선택에서 맞닿는다. 개인 사정이 공연에 개입할 수 없다고 말한 그의 기준은 오늘의 관객에게 어떻게 들릴까?
신구가 발인 당일에도 무대를 지킨 이유와 관객을 향한 약속은 8월 2일 일요일 오후 9시 10분 EBS1 ‘시대목격’ 첫 회에서 전해진다.
사진 : EB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