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탐구 집’ 금반지까지 팔아서 완성한 집

9월 1일 방송되는 EBS1 ‘건축탐구 집’에서는 금붙이와 주식, 차와 결혼반지까지 처분하면서 자신들이 원하는 집을 완성한 두 가족의 이야기가 공개된다. 한 가족은 광산구에 유럽풍 대저택을 새로 지었고, 다른 가족은 삼청동의 50년 된 주택을 대수선해 네 식구의 보금자리로 바꿨다.

금손 아내, 꿈의 유럽형 주택을 짓다

‘건축탐구 집’ 금반지까지 팔아서 완성한 집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 도심 바로 옆 주택단지에는 유럽 감성을 고스란히 담은 집이 자리한다. 입구부터 이국적인 정원이 펼쳐지고 집의 규모도 대저택을 떠올리게 한다. 정원 한편은 카페처럼 열려 있어 집 안과 바깥을 오가며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꾸몄다.

부부는 오랫동안 ‘우리만의 집’을 짓겠다는 꿈을 품고 다람쥐가 도토리를 모으듯 차곡차곡 돈을 준비해왔다. 단순히 큰 집을 갖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상상해온 모습과 가족에게 필요한 공간을 한 집 안에 직접 담아내는 것이 목표였다.

‘건축탐구 집’ 금반지까지 팔아서 완성한 집

유럽풍 아치를 지나 실내로 들어서면 아기자기한 분위기의 거실이 펼쳐진다. 곳곳에 자리한 유럽 감성의 중심에는 아내의 취향이 있다. 거울 하나를 설치할 때도 완제품을 그대로 걸지 않고 프레임의 색을 직접 칠했다.

크기가 다른 거울을 실제 벽에 하나씩 대보면서 어떤 위치가 가장 자연스럽게 어울리는지도 확인했다. 이전 집에 살던 시절부터 언젠가 지을 새집을 생각하며 어울릴 소품을 하나둘 모아왔기 때문에 새집은 짧은 시간에 만들어진 취향이 아니라 오랫동안 준비해온 결과에 가깝다.

‘건축탐구 집’ 금반지까지 팔아서 완성한 집

아내의 손길은 주방에서도 이어진다. 각기 다른 자리에 달린 조명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실제 주방에서 움직이는 동선을 고려해 배치했다.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머릿속에 들어 있는 집의 모습을 기준으로 현장에서 바로 수정할 부분을 찾아냈다.

건축업에 30년 동안 종사한 남편조차 아내가 세세한 위치와 구조를 기억하고 현장에서 바로 판단하는 모습을 보며 “그걸 어떻게 다 외우냐”고 감탄했다. 실제 건축 경험이 긴 남편과 자신이 원하는 공간을 구체적으로 그려온 아내의 역할이 공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맞물렸다.

‘건축탐구 집’ 금반지까지 팔아서 완성한 집

가든 코디네이터인 아내의 실력은 집 밖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정원을 하나의 공간으로 끝내지 않고 꽃 피는 정원, 차를 마시는 정원, 햇빛이 적게 드는 음지 정원, 걸으면서 즐기는 오솔길 정원으로 나눴다.

같은 마당 안에서도 머무는 방식과 식물이 자라는 조건을 다르게 보고 공간을 구분한 것이다. 입구에서 집을 바라볼 때부터 내부에서 정원을 내다볼 때까지 유럽풍 주택이라는 전체 분위기가 이어지도록 했다.

‘건축탐구 집’ 금반지까지 팔아서 완성한 집

집은 현재 부부만을 위한 공간으로 끝나지 않는다. 2층과 3층은 이미 독립한 자녀들이 언제든 돌아와 편하게 머물 수 있도록 공간을 나눴다. 각자의 생활이 생긴 자녀들이 부모 집을 방문했을 때 잠시 머무는 손님이 아니라 가족으로 지낼 수 있도록 여유를 남겼다.

지하에는 위층과 전혀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다목적 반전 공간도 마련했다. 정원과 거실처럼 눈에 먼저 들어오는 공간뿐 아니라 층마다 다른 역할을 주면서 큰 집의 규모를 가족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나눈 셈이다.

‘건축탐구 집’ 금반지까지 팔아서 완성한 집

하지만 머릿속에 그려온 것을 하나씩 현실로 옮길수록 공사비는 빠르게 늘어났다. 특히 집과 연결된 5m 높이의 골조와 이를 지탱할 튼튼한 기초를 만드는 과정에서 준비해둔 자금이 빠르게 줄었다.

집을 짓기 위해 차곡차곡 준비했던 통장 잔고가 줄어들자 부부는 결국 다른 자산까지 정리하기 시작했다. “금색 띠는 것들은 다 팔 때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금붙이를 처분했고, 갖고 있던 반도체 회사 주식도 집을 완성하기 위한 자금으로 바꿨다.

‘건축탐구 집’ 금반지까지 팔아서 완성한 집

돈이 부족해졌다고 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요소까지 포기한 것은 아니다. 두 사람이 끝까지 지키고 싶었던 것은 유럽풍 분위기를 만드는 아치였다. 집 안에 들어간 아치는 모두 51개에 이른다.

아치는 통로를 만드는 구조이면서 집 전체의 인상을 연결하는 요소였다. 일부만 남기고 줄이는 대신 처음 상상했던 분위기를 끝까지 이어가기 위해 필요한 곳에 모두 적용했다.

‘건축탐구 집’ 금반지까지 팔아서 완성한 집

대신 아끼기로 한 것은 인건비였다. 부부가 직접 공사 현장에 일꾼으로 들어갔다. 처음에는 회전목마조차 무서워할 정도로 높은 곳을 어려워했던 아내였지만 공사가 이어지는 동안 비계를 직접 오르내릴 정도로 현장에 익숙해졌다.

남편의 오랜 건축 경험과 아내가 머릿속에 그려온 구체적인 집의 모습이 현장에서 직접 만나면서 공사 과정 자체도 두 사람이 집을 완성하는 시간이 됐다. 금붙이와 주식까지 처분하고 몸으로 부족한 공사비를 메운 끝에 오랫동안 꿈꿨던 유럽풍 주택이 현실이 됐다.

금반지까지 팔고 직접 공사 현장에 뛰어들며 완성한 집에는 부부가 모은 돈뿐 아니라 오랫동안 모아온 소품과 취향, 정원에 대한 경험, 가족이 다시 돌아올 공간까지 함께 담겼다. 돈과 시간, 직접 움직인 노동을 모두 쏟아 완성한 가족의 보금자리다.

대수선으로 180도 변신한 50년 주택

‘건축탐구 집’ 금반지까지 팔아서 완성한 집

두 번째 집은 전통과 현대가 함께 남아 있는 서울 삼청동에 자리한다. 오래된 골목 사이에서 유독 다채로운 색을 가진 집의 이름은 ‘아복화도 집’이다. 복되고 화목한 그림을 그려나간다는 의미를 집 이름에 담았다.

어릴 때부터 이사를 자주 다녔던 남편과 힘든 유년기를 보낸 아내에게 집은 가격이 오르기를 기다리는 투자 대상과는 달랐다. 네 식구가 더 이상 자리를 옮기지 않고 오래 머물 수 있는 마음 편한 안식처가 필요했고, 두 사람은 그 장소로 삼청동을 선택했다.

‘건축탐구 집’ 금반지까지 팔아서 완성한 집

집의 외관만큼 내부 구성도 일반적인 오래된 주택과 다르다. 실내에는 ‘아보카도 씨앗’을 뜻하는 파란 박스가 들어가 있는데, 이 안에 냉장고와 공조 시설, 신발장, 작은 화장실처럼 생활에 꼭 필요한 기능을 모아 숨겼다.

여러 설비와 수납이 각각 공간을 차지하지 않도록 한곳에 모으면서 좁은 면적을 한층 정돈된 상태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밖에서 보이는 색은 강하지만 실제 생활 공간은 복잡해 보이지 않도록 만든 방식이다.

‘건축탐구 집’ 금반지까지 팔아서 완성한 집

공대 출신 개발자인 남편과 미대 출신 디자이너인 아내의 역할도 뚜렷했다. 아내가 집에 들어갈 색과 분위기를 맡았다면 남편은 가족이 실제로 움직일 생활 동선을 살폈다.

서로 다른 전공과 경험을 가진 두 사람이 하나의 집에서 각자의 역할을 나눴고, 그 결과 색을 과감하게 사용하면서도 생활에 필요한 기능을 놓치지 않는 내부가 만들어졌다.

‘건축탐구 집’ 금반지까지 팔아서 완성한 집

문제는 계약을 마친 뒤 시작됐다. 부부는 삼청동 전망에 반해 집을 서둘러 계약했지만 기존 건물 일부가 옆 토지를 침범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토지 경계를 넘어선 건물 때문에 대출까지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결국 “대출받으려면 건물을 잘라야 한다”는 말까지 들으면서 단순히 오래된 집을 고치는 수준이 아니라 구조 자체를 손보는 대수선에 들어가야 했다.

‘건축탐구 집’ 금반지까지 팔아서 완성한 집

집 일부를 정리한 뒤에는 H빔으로 구조를 다시 보강했다. 50년 동안 서 있던 기존 건물을 가족이 계속 살 수 있는 집으로 만들려면 외관을 새로 꾸미는 것보다 구조를 안전하게 다시 잡는 일이 먼저였다.

공사 범위가 커지면서 비용도 처음 예상했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났다. 최종적으로 공사비는 계획보다 약 1.5배까지 늘었다. 첫 번째 집의 부부가 금붙이와 주식을 처분했다면 삼청동 부부 역시 가지고 있던 자산을 하나씩 집에 넣었다.

차를 처분했고 결혼반지도 내놓았다. 여기에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 받은 돌 반지까지 공사비로 사용했다. 집을 완성하기 위해 가족의 기억이 담긴 물건까지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건축탐구 집’ 금반지까지 팔아서 완성한 집

이미 예상보다 공사비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더 줄일 수 있는 것은 인건비였다. 부부는 결국 직접 현장에 나섰다. 자신들의 집을 스스로 만들면서 필요한 부분을 손보고 비용을 아꼈다.

신축에 버금가는 대수선이 진행됐지만 1970년에 지어진 집의 시간을 모두 지운 것은 아니다. 기존 천장이 갖고 있던 단차를 그대로 살려 오래된 집이 가진 흔적을 새 공간 안에 남겼다.

2층은 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동선을 자연스럽게 이어냈다. 가족이 특정 통로만 반복해 오가지 않아도 여러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하면서 오래된 구조를 지금의 생활 방식에 맞췄다.

‘건축탐구 집’ 금반지까지 팔아서 완성한 집

가족 방은 지금 네 식구가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다. 현재는 하나로 열어두었지만 훗날 가족의 생활이 달라질 경우 문을 달아 공간을 나눌 수 있도록 미리 레일만 설치했다. 지금 필요한 개방감과 앞으로 필요한 독립성을 모두 남긴 것이다.

집은 가족 안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이웃들이 지나다 간식이나 작은 선물을 두고 가는 일이 이어지면서 삼청동 골목의 관계도 집 안으로 자연스럽게 들어왔다.

‘건축탐구 집’ 금반지까지 팔아서 완성한 집

‘아복화도 집’이라는 이름처럼 네 가족이 오래 머물 공간을 만드는 일과 골목에서 이웃과 관계를 이어가는 일이 함께 쌓이고 있다. 예상했던 공사비는 크게 넘어섰지만 부부가 원했던 것은 결국 오래 정착해 살아갈 가족의 집이었다.

50년 된 집을 잘라내고 H빔으로 다시 세워야 했던 예상 밖의 대수선은 부부에게 차와 결혼반지, 돌 반지까지 내놓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옛집의 흔적을 남기면서 네 식구가 오래 살 집을 완성한 선택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공간은 어디일까?

금붙이와 주식을 처분해 지은 광산구 유럽풍 주택과 대수선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차와 결혼반지까지 내놓은 삼청동 가족의 집은 9월 1일 화요일 오후 9시 55분 EBS1 ‘건축탐구 집’에서 공개된다.

사진 : E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