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온 373회 8월의 크리스마스

다큐온 373회 8월의 크리스마스

뉴스피디방송

‘가족’, ‘기쁨’, ‘기다림’,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소망’의 상징 크리스마스. 한여름에 찾아오는 크리스마스는 행복을 맞이하기 위한 과정에 충실하며, 고통과 어려움을 감내하고, 작은 변화에도 감사하기에 긴 여운과 메시지를 남긴다.

인생의 마라톤을 달리는 사람들의 간절한 소원의 중심에 가족이 있다. 결혼 9년, 40세 고위험 산모는 아기를 기다리고, 30세 이전 기억에 머무른 88세 치매 어머니를 돌보는 딸은 지혜롭고 강인했던 어머니를 위해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간다. 시각장애인으로 세상의 편견과 차별에 맞서는 육상 선수에겐 마치 가족처럼 ‘내 편’이 되어주는 이웃이 있다. 여전히 어렵고 힘든 인생의 터널을 지나가고 있지만 가족이 있기에 포기하지 않고 기뻐하고 감사한다.

더 나은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8월의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이들을 통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의 해답을 찾는다.

8월 29일에 방송되는 KBS 1TV ‘다큐 On’ 373회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는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 선지원 씨, 치매 어머니와 오늘의 기억을 쌓는 김영연 씨, 결혼 9년 만에 아기를 기다리는 박수만·이지현 씨 부부가 저마다 맞이하는 인생의 크리스마스가 공개된다.

보이지 않아도 끝까지 달릴 수 있는 이유. 시각장애 육상 선수의 소원이 이뤄지는 날.

다큐온 373회 8월의 크리스마스
다큐온 373회 8월의 크리스마스
다큐온 373회 8월의 크리스마스

선지원 씨는 선천적으로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 육상 선수다. 2024년 전국 장애인 체전 10km 단축 마라톤 부문 한국 신기록 보유자로, 보이지 않는 길에서도 가이드 러너와 호흡을 맞추며 자신의 기록과 한계를 넘어서는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달리기와의 인연은 처음부터 선수의 길을 목표로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회사에 다니다 폐결핵에 걸린 뒤 건강을 되찾기 위해 헬스장 문을 두드렸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고, 우연히 시작한 달리기가 삶의 방향을 바꾸면서 육상 선수의 길로 들어서게 했다.

선수가 된 뒤에도 현실의 벽은 사라지지 않았다. 각종 운동 시설이 시각장애인에게 쉽게 문을 열어주지 않아 훈련할 곳을 찾는 것부터 어려움이 이어졌지만, 선지원 씨는 거듭된 실패 앞에서도 달리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가이드 러너와 러닝 코치, 헬스 트레이너처럼 운동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그의 곁에 모였다. 시각장애인 육상에서 가이드 러너는 선수와 끈을 나눠 잡고 같은 속도로 달리며 방향과 주변 상황을 전하는 동반자이고, 선지원 씨에게 이들은 단순한 훈련 파트너를 넘어 가족처럼 ‘내 편’이 되어준 사람들이다.

선지원 씨는 2021년부터 육상 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2024년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여자 10km 마라톤 T11 종목에서 가이드 러너 장지은 씨와 함께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록을 위한 훈련과 함께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을 향한 달리기도 계속하고 있다.

비장애인과 함께 운동하고 식사하며 일상을 나누는 순간은 그에게 결과보다 더 큰 의미를 남긴다. 그래서 요즘 선지원 씨에게 크리스마스는 특정한 날짜가 아니라 자신을 지지하고 실패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응원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날에 가깝다.

9월 전국체전을 준비하는 8월의 훈련도 그 연장선에 놓여 있다. 기록을 향해 강도 높은 훈련을 이어가면서도 자신을 믿고 함께 달리는 사람들의 존재를 힘으로 삼아 다시 트랙과 도로 위에 선다.

저의 활동을 지지해 주고 사랑해 주고,
제가 실패해도 칭찬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그런 분들과 함께 시간 보내고 식사하고 활동하는 순간이
저한테는 천국 같고 성탄절 같은 기쁜 날이에요.저와 그분들을 위해서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야죠.

  • 선지원 / 시각장애 육상 선수

치매 어머니와 딸이 사는 법. 살아 있는 오늘이 크리스마스.

다큐온 373회 8월의 크리스마스
다큐온 373회 8월의 크리스마스

치매를 앓고 있는 88세 김옥란 할머니와 딸 김영연 씨는 1년 8개월째 한집에서 살아가고 있다. 김옥란 할머니의 기억은 30살 이전에 머물러 있어 자신이 애지중지 키운 4남매와 금쪽같은 8명의 손자·손녀도 기억하지 못한다.

현재의 가족에 대한 기억은 흐려졌지만 어린 시절 춥고 가난했던 친정 고향집과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은 또렷하게 남아 있다. 오래전 시간에 머문 어머니가 가장 보고 싶어 하는 것도 그 시절의 고향과 부모님이다.

김영연 씨는 그런 어머니의 기억을 억지로 현재에 맞추기보다 지금 함께할 수 있는 하루를 채워가고 있다. 매일 같이 산책을 나가 대화를 이어가고, 어머니가 직접 찾기 어려운 고향에는 딸이 대신 찾아가며 기억 속 장소와 오늘의 시간을 연결한다.

딸에게 중요한 것은 어머니가 잃어버린 기억의 양보다 앞으로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살아가느냐다. 4남매를 키우고 가족을 위해 살아온 어머니가 남은 삶에서는 행복한 추억을 하나라도 더 가질 수 있도록 작은 일상을 함께 만들어간다.

이 가족이 기다리는 크리스마스는 멀리 있는 특별한 날이 아니다. 기억이 더 흐려지더라도 서로 숨 쉬고 얼굴을 마주하며 산책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오늘 하루 자체를 축제처럼 살아가는 것이 김영연 씨가 어머니와 만드는 새로운 기억이다.

이때까지 나를 위해서 엄마가 큰 사랑으로 희생하셨던 것에 너무 감사해요.매일매일 힘들고 어려운 순간들이 많지만
엄마와 함께 재미있는 일, 행복한 일 찾아가면서 잘살아가고 싶어요.

  • 김영연 / 딸

간절히 아기를 바라던 부부에게 찾아온 기적. 선물처럼 ‘선물’이가 찾아오다.

다큐온 373회 8월의 크리스마스
다큐온 373회 8월의 크리스마스

박수만, 이지현 씨 부부는 결혼 9년 만에 간절히 바라온 아기의 출산을 앞두고 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아기의 태명은 부부가 느끼는 마음 그대로 ‘선물’이다.

결혼 초기에는 직장 생활과 신혼 생활에 집중하기 위해 임신을 미뤘다. 그러나 막상 아기를 갖기로 마음먹은 뒤에는 뜻밖의 ‘난임’이라는 상황과 마주했고, 계획했던 시간과 전혀 다른 긴 기다림이 시작됐다.

지난 5년 동안 부부는 호르몬 이상과 난소 종양 제거를 거치고 인공수정을 시도한 데 이어 결국 시험관 시술까지 받으며 아기를 만나기 위한 과정을 이어왔다. 몸으로 감당해야 하는 치료 과정도 쉽지 않았지만 더 견디기 어려웠던 것은 아무리 노력해도 바라는 결과가 오지 않을 수 있다는 절망과 좌절이었다.

긴 기다림 끝에 변화가 찾아온 날은 지난해 남편의 생일이었다. 그동안 부부가 기다려온 아기가 이름 그대로 선물처럼 찾아오면서 여러 번의 실패와 좌절로 이어졌던 시간이 출산을 기다리는 시간으로 바뀌었다.

뜨거운 8월, 두 사람은 마침내 새 생명을 직접 만나는 순간을 앞두고 있다. 결혼 9년과 난임 치료 5년을 지나 도착한 출산은 부부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크리스마스이면서 동시에 부모로 살아갈 새로운 시간의 출발점이 된다.

하나의 소원이 이뤄지면 또 다른 소원이 시작된다. 아기를 갖는 것이 가장 간절한 바람이었던 시간 뒤에는 이제 아이와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날들을 바라는 새로운 소원이 자리한다.

아기를 갖기까지 여정이 길었어요.
그래서 아기가 나오는 날을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것처럼
매 순간순간 기다렸거든요.
우리 아기하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의
매 순간순간이 다 크리스마스 같은 날이 될 것 같습니다.

  • 이지현, 박수만 / 부부

선지원 씨에게는 함께 달리는 사람들이, 김영연 씨에게는 어머니와 살아 있는 오늘이, 박수만·이지현 씨 부부에게는 오래 기다린 새 생명이 각자의 크리스마스가 된다. 세 가족이 끝까지 지키려는 소원은 결국 어떤 하루를 만들어낼까?

달리기를 포기하지 않는 선지원 씨와 치매 어머니의 오늘을 지키는 김영연 씨, 결혼 9년 만에 ‘선물’이를 기다린 박수만·이지현 씨 부부의 이야기는 8월 29일 토요일 오후 10시 20분에 방송되는 KBS 1TV ‘다큐 On’ 373회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공개된다.

사진 : KBS 1TV ‘다큐 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