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리스트 109 5회 박소담, 갑상샘암 ‘목에 혹 13개’…목소리 잃을 뻔

플레이리스트 109 5회 박소담, 갑상샘암 ‘목에 혹 13개’…목소리 잃을 뻔

뉴스피디방송
플레이리스트 109 5회 박소담, 갑상샘암 '목에 혹 13개'…목소리 잃을 뻔

8월 18일 방송된 MBC ‘플레이리스트 109’ 5회에서는 박소담이 갑상샘암 진단과 수술, 다시 일상을 회복하기까지 지나온 시간을 꺼냈다. 쉼 없이 달리던 시절에는 자신의 몸이 보내는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아픈 뒤에는 가장 먼저 자신의 안부를 묻는 사람이 됐다고 돌아봤다.

꽃다발로 시작한 박소담의 이야기

박소담은 직접 준비한 꽃다발을 건네며 등장해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 당시 동기들 가운데 휴학 없이 4년을 연이어 학교에 다니며 졸업했다는 일화도 공개하며 한 번 시작한 일은 끝까지 해내려 했던 학창 시절을 떠올렸다.

학업과 연기를 동시에 이어가던 시간에는 쉬는 것보다 앞으로 가는 일이 익숙했다. 연극과 영화, 드라마를 연이어 소화하며 바쁘게 활동했고, 훗날 자신이 지쳐 있었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알지 못할 만큼 일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배우 샤를리즈 테론과의 특별한 인연도 소개했다. 영화 ‘기생충’을 통해 인연을 맺은 박소담은 당시 먼저 다가가 함께 사진을 찍고 싶다고 요청했고, 이후 SNS 메시지를 통해 서로 소통하게 된 과정까지 공개했다.

번아웃이라 생각했던 몸의 신호

플레이리스트 109 5회 박소담, 갑상샘암 '목에 혹 13개'…목소리 잃을 뻔

분위기는 박소담이 투병 당시를 떠올리면서 달라졌다. 영화 ‘유령’을 촬영할 때부터 이유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에너지가 떨어지고 우울한 상태가 이어졌지만, 처음에는 쉼 없이 작품을 해온 탓에 번아웃이 온 것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검사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목에서 13개의 혹이 발견됐고 림프절까지 전이된 상태였으며, 가장 큰 혹은 목소리와 관련된 신경 가까이에 있어 빠르게 수술해야 했다. 배우에게 목소리는 중요한 도구였던 만큼 수술 뒤 다시 제대로 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컸다.

진단을 들은 순간 가족도 큰 충격을 받았다. 어머니가 곁에 있는 자리에서 암이라는 말을 들었고, 뒤늦게 소식을 접한 아버지도 식사 도중 자리를 나가 눈물을 보였다고 전했다. 박소담 자신도 갑자기 멈춰야 한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다행히 전이가 림프절에서 멈춰 항암 치료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수술 뒤에는 성대 근육을 자유롭게 쓰기 어려웠다. 처음에는 이전처럼 목소리를 내는 일 자체가 낯설었고, 연기를 계속해야 하는 사람으로서 다시 목소리를 찾는 과정도 회복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수술을 마친 뒤에도 몸은 바로 예전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목소리가 충분히 회복되기까지 약 6개월이 걸렸고, 체력 역시 크게 떨어져 집에서 가까운 석촌호수까지 걷는 일조차 힘겨울 정도였다고 돌아봤다.

박소담에게 석촌호수는 어린 시절부터 익숙한 장소이기도 했다. 다섯 살 무렵부터 근처에서 지내며 자주 찾았던 곳이었지만, 수술 뒤에는 평소 15분이면 갈 수 있던 거리조차 숨이 차 쉽게 걷지 못했다고 했다.

박소담은 얼굴을 가릴 수 있는 모자를 쓰고 석촌호수를 걸으며 많이 울었다고 했다. 처음에는 짧은 거리도 벅찼지만 조금씩 걷는 범위를 늘렸고, 가까운 사람들이 석촌호수의 눈물이 모두 박소담 것 아니냐고 할 정도로 그곳에서 감정을 흘려보냈다.

34일 동안 혼자 떠난 유럽

몸이 조금씩 회복되자 박소담은 연기가 아닌 다른 삶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생각했다.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것을 직접 경험해보자는 마음으로 34일 동안 혼자 유럽 여행을 떠났다.

계획적인 성격이지만 여행에서는 오히려 즉흥적인 선택을 즐겼다. 아이슬란드에서는 직접 차를 운전해 오로라를 봤고, 마음에 드는 풍경이 나타나면 차를 세워 쉬거나 낮잠을 자며 누구의 일정도 아닌 자신의 속도로 하루를 보냈다.

그 시간은 단순한 여행보다 스스로를 다시 알아가는 과정에 가까웠다. 늘 촬영 일정과 약속에 맞춰 움직였던 박소담은 멈춰도 괜찮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자신에게 필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체감했다고 돌아봤다.

박소담은 “안 아팠으면 좋았겠지만 ‘잘 아팠던 것 같다’는 말을 많이 한다. 바쁜 생활 속에 잠깐 저를 놓쳤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나를 많이 돌봐야겠다 싶어서 누구보다 저를 잘 돌보고 있다”고 말하며 지금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뒤로 미루지 않는다고 했다.

곁을 지켜준 사람들의 한마디

플레이리스트 109 5회 박소담, 갑상샘암 '목에 혹 13개'…목소리 잃을 뻔

회복 과정에는 주변 사람들의 말과 행동도 큰 힘이 됐다. 촬영 당시 몸이 아픈 줄 모르고 자신의 몫을 다하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해하던 박소담에게 이하늬는 힘들면 말했어야 한다며 함께 눈물을 흘려줬고, 그 기억은 오래 남았다.

신구는 박소담이 울 때 곧바로 말을 끊기보다 충분히 울 수 있도록 기다려줬다. 이후 “그래도 우리 오늘을 살고 내일을 살아야지”라는 말을 건넸고, 박소담은 그 짧은 문장이 힘든 시기를 지나며 오늘을 살아내는 마음에 깊이 남았다고 전했다.

같은 아픔을 경험했던 엄정화의 조언은 자신의 몸을 바라보는 태도까지 바꿨다. 수술을 받은 몸도 고통을 기억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 박소담은 아팠던 몸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직접 미안하다고 말하며 돌보기 시작했다.

조여정에게는 하루를 마친 뒤 자기 자신에게 오늘을 잘 살았는지 묻는 방법을 배웠다. 박소담 역시 아침과 잠들기 전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고, 설경구가 직접적인 질문 대신 밥을 먹었는지 물으며 건넸던 무심한 안부도 따뜻한 기억으로 남았다고 했다.

한로로 ‘0+0’에 담은 오늘

박소담은 감사한 마음을 마음속에만 두지 않고 입 밖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생각도 전했다. 자신에게 건네진 작은 말들이 실제로 버티는 힘이 됐던 만큼 고마운 사람에게 고맙다고 직접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돌아봤다.

자신의 ‘버팀송’으로는 한로로의 ‘0+0’을 골랐다. 아픈 뒤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예전에는 지나쳤던 평범한 풍경을 새롭게 보게 됐고, 지금 살아 있는 오늘을 잘 보내고 싶다는 마음이 노래와 맞닿았다고 설명했다.

박소담은 직접 ‘0+0’을 재해석해 라이브 무대까지 선보였다. 이야기를 마친 뒤 노래로 자신의 감정을 이어가면서 투병을 단순히 힘들었던 기억으로만 남기기보다 그 시간을 통과하며 배운 자기 돌봄과 오늘의 의미를 담담하게 전했다.

방송 말미에는 “스스로에게 ‘너 진짜 괜찮니?’라고 물어봐줄 것. 안 괜찮다면 스스로 안아줄 것”이라며 “안 괜찮아도 괜찮아”라는 말과 함께 자기 자신을 많이 돌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픈 뒤에야 자신의 속도를 바라볼 수 있었다는 박소담의 이야기에서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것은 34일의 여행이었을까, 오늘을 살고 내일을 살아야 한다는 한마디였을까?

사진 :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