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웹툰과 웹소설에서 출발한 스토리 IP를 직접 영상 콘텐츠로 확장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연속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와 MBC 금토드라마 ‘유부녀 킬러’가 서로 다른 플랫폼과 장르에서 흥행 지표를 만들면서 원작 발굴부터 영상 기획·제작, 배우 매니지먼트, 팬 커뮤니티까지 연결되는 IP 밸류체인의 범위도 함께 드러났다.
들쥐 49개국 TOP 10
지난 28일 처음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는 공개 4일 만인 9월 1일 플릭스패트롤 기준 글로벌 TOP TV쇼 6위에 올랐다. 대한민국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모로코,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인도, 태국, 프랑스, 홍콩 등 모두 49개국 TOP 10에 진입하며 공개 직후 해외 시청자까지 빠르게 끌어들였다.
류준열은 자신의 이름과 얼굴, 인생을 빼앗긴 소설가 문재를 중심으로 1인 2역의 긴장을 만들어냈고, 설경구는 잃어버린 돈을 회수하려는 사채업자 노자, 이규형은 사건의 실체를 추적하는 형사 순용을 맡았다. ‘탄금’과 ‘보이스’를 연출한 김홍선 감독, ‘모범가족’과 ‘특수사건전담반 TEN’을 쓴 이재곤 작가가 합류하면서 정체성 탈취라는 설정을 추적 스릴러의 속도감 안에 풀어냈다.
해외 매체의 반응도 작품이 어디에 힘을 줬는지를 보여준다. Decider는 “예상치 못한 팀워크와 그들이 추적하는 정체불명의 인물이 우리를 사로잡는다”고 봤고, K-Waves & Beyond는 “옛 설화를 현대 사회의 기술과 정체성 조작이라는 맥락 속에서 풀어냈다”고 평했다.
Mashable은 “탄탄한 미스터리와 박진감 넘치는 액션, 예상치 못한 반전을 통해 섬뜩한 신분 도용 이야기를 차근차근 그려낸다”고 평가했다. The Review Geek는 “섬뜩한 음향 효과와 긴장감 넘치는 음악을 추격 장면에 효과적으로 사용했고, 영상미 또한 훌륭하다”고 짚었으며 Leisure Byte는 “사람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그 정체성 형성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아보게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 넘치는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반응이 나왔다. 공개 직후 순위 상승과 함께 배우들의 연기, 정체성이라는 소재, 빠른 추적 구조가 동시에 입소문을 형성하는 흐름이다.
손톱 먹은 들쥐 설화의 영상화
‘들쥐’는 사람의 손톱을 먹은 들쥐가 그 사람의 모습으로 변한다는 ‘손톱 먹은 들쥐’ 설화에서 출발한 동명 카카오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시리즈에서는 의문의 존재 ‘들쥐’에게 이름과 얼굴, 삶을 송두리째 빼앗긴 문재가 자신을 쫓던 노자와 얽히고, 순용까지 사건에 들어오면서 정체불명의 존재를 추적하는 구조가 펼쳐진다.
원작의 중심에 있던 ‘타인에게 자신의 인생을 빼앗긴다’는 기괴한 발상과 미스터리한 분위기는 유지하면서 영상에서는 인물들의 관계와 심리선을 더 세밀하게 확장했다. 단순히 가짜를 찾아내는 사건으로 좁히지 않고 문재가 자기 삶을 되찾기 위해 움직이는 과정, 노자가 돈을 쫓으며 문재와 엮이는 이유, 순용이 사건의 퍼즐을 좇는 흐름을 촘촘하게 맞물리게 했다.
카카오엔터는 앞서 ‘사내맞선’, ‘악연’ 등 스토리 IP를 영상으로 옮기며 원작의 핵심 매력을 유지하면서 매체에 맞는 재미를 더하는 방식을 이어왔다. ‘들쥐’에서도 웹툰의 설정을 그대로 설명하는 데 머물지 않고 서스펜스와 액션, 장면의 속도, 배우들의 감정선을 영상 언어로 확장하는 데 제작 역량을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에이치하우스, 스튜디오 핌, 씨제스 스튜디오가 공동제작에 참여했다. 원작 IP를 보유한 사업자가 단순 판권 제공에 그치지 않고 기획과 제작 단계에 직접 참여하고 여러 제작 역량을 묶으면서 카카오엔터가 강조해온 IP 크로스오버 방식이 실제 작품 구조로 이어졌다.
유부녀 킬러 글로벌 성과
카카오엔터의 스토리 IP 영상화 성과는 ‘들쥐’에 앞서 MBC 금토드라마 ‘유부녀 킬러’에서도 이어졌다. 작품은 8월 29일 닐슨코리아 기준 최고 시청률 13.3%를 기록했고 Kocowa+, Rakuten Viki, friDay Video, FPT Play 등 여러 OTT를 통해 아시아와 미주, 유럽, 오세아니아, 중동 지역 시청자에게 공개되고 있다.
해외 플랫폼별 반응도 구체적이다. 방영 3주 차 Rakuten Viki에서는 미주·유럽·오세아니아·중동 지역 시청자 수 기준 주간 Top 3를 기록했고 동남아시아에서는 3주 연속 주간 1위에 올랐다. 대만 friDay Video에서는 1위, 베트남 FPT Play에서는 3위를 기록하며 국내 시청률과 해외 플랫폼 성과가 함께 나타났다.
‘유부녀 킬러’는 낮에는 범죄자를 처단하는 킬러로 움직이고 가정에서는 일과 육아를 함께 감당하는 워킹맘의 고군분투를 그린 동명 카카오웹툰이 원작이다. 2020년 연재를 시작한 원작은 누적 조회 수 1억 9천만회를 기록했고, 드라마 방영 뒤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웹툰에서 집계된 원작 조회 수가 방영 전보다 10배 늘면서 영상 흥행이 다시 원작으로 연결되는 흐름도 나타났다.
제작에는 ‘악연’, ‘지금 거신 전화는’, ‘남남’ 등 웹툰과 웹소설을 영상화해온 카카오엔터 산하 스튜디오 레이블 바람픽쳐스가 참여했다. 공효진은 평범한 워킹맘과 냉철한 킬러라는 두 얼굴을 지닌 유보나를 맡아 타이틀롤을 이끌고, 원작이 가진 직업적 설정과 가족 이야기를 드라마의 캐릭터와 액션으로 확장했다.
원작 스토리를 쓴 YOON 작가는 드라마 속 원작 디테일 구현에 감탄했다며 제작진과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작화를 맡은 검둥 작가 역시 배우들이 원작 캐릭터에 자신의 색을 더해 새롭게 다가왔다고 밝히면서 원작 팬이 영상에서 차이를 찾아보는 재미도 영상화의 한 축으로 제시됐다.
스토리 IP 밸류체인
카카오엔터의 전략은 원작을 영상으로 한 번 옮기는 단계에서 끝나지 않는다. 카카오웹툰과 카카오페이지에서 원작을 서비스하고 영상 기획·제작에는 본사와 스튜디오 레이블이 참여하며, 배우 매니지먼트와 팬 플랫폼까지 이어지는 여러 사업 영역을 하나의 IP 주변에 연결하는 구조다.
‘유부녀 킬러’의 경우 글로벌 K컬처 팬 플랫폼 베리즈에 공식 팬 커뮤니티도 열었다. 드라마와 원작을 본 이용자들이 게시글과 댓글, 짤 이미지 등을 공유할 수 있도록 별도의 소통 공간을 마련하면서 영상 시청 뒤 팬 활동을 다시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이어가도록 했다.
올해 초 카카오엔터가 공개한 콘텐츠 라인업에서도 ‘들쥐’와 ‘유부녀 킬러’는 스토리 IP 원작의 드라마 제작과 IP 크로스오버 전략을 보여주는 주요 작품으로 제시됐다. 원작의 고유한 설정을 살리면서 영상 매체에 맞는 캐릭터와 장면을 확장하고 산하 제작사와 배우, 플랫폼의 역량을 결합하는 방향이 두 작품의 실제 공개 이후 성과로 이어진 셈이다.
‘들쥐’는 넷플릭스에서 49개국 TOP 10과 글로벌 TV쇼 6위를 기록했고 ‘유부녀 킬러’는 국내 시청률과 해외 OTT 순위, 원작 웹툰 조회 수 증가까지 연결됐다. 서로 다른 작품의 성과가 원작 발굴과 영상 제작을 하나의 사업 흐름으로 묶는 카카오엔터의 IP 크로스오버 전략을 얼마나 더 확장시킬까?
사진 : 카카오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