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데이터센터가 일상의 기반으로 들어올수록 기술 자체보다 먼저 확보해야 할 자원이 있다. SBS 특별기획 ‘퓨처 리포트’ 1부 ‘에너지와 돈’은 세계적인 자본이 왜 전력과 원자력 산업을 향하는지, 미래 도시와 투자라는 두 갈래에서 들여다본다.
MC 박선영이 진행을 맡고 이지혜, 장동민, 이지나가 퓨처 리포터로 나선다. 세 사람은 빅테크 수장들의 투자부터 중국 선전과 일본 우븐 시티의 변화, 차세대 전원으로 거론되는 소형모듈원전(SMR)까지 연결해 AI 시대의 에너지 경쟁을 살펴본다.
빅테크 수장·억만장자는 ‘에너지’에 베팅 중?!

첫 번째 화두를 꺼내는 이지혜는 글로벌 빅테크 수장과 억만장자들의 투자 흐름을 따라간다. 출연진의 관심이 이들의 주식 포트폴리오에 쏠린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오랜 기간 공을 들여온 원자력 프로젝트가 주요 사례로 등장한다.
빌 게이츠가 설립한 테라파워는 미국 와이오밍주 케머러에서 차세대 원자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약 20년에 걸쳐 원자력 기술에 관심과 자금을 투입해왔고, 이날 소개되는 원전 프로젝트의 투자 규모는 약 1조 3,900억 원에 달한다.
샘 올트먼의 원자력 투자 행보도 이어진다. 오픈AI CEO인 그는 차세대 원전 기업 오클로의 초기 투자자이자 오랜 기간 이사회 의장을 맡았고, 자신이 세운 기업인수목적회사 AltC와의 합병을 통해 오클로의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과정에도 관여했다. 원자력 분야에 거액의 자본을 투입해온 그의 행보 역시 빅테크와 에너지 산업의 연결을 보여주는 사례로 다뤄진다.
두 사람의 움직임이 주목받는 이유는 AI 산업의 성장과 전력 수요가 분리될 수 없기 때문이다. 생성형 AI와 데이터센터가 빠르게 늘어날수록 이를 24시간 안정적으로 돌릴 전력이 필요하고, 막대한 자본이 발전원과 전력 인프라를 새로운 성장 영역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흐름이 만들어진다.
여기서 에너지는 단순히 전기요금을 줄이기 위한 비용 항목이 아니라 AI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반 자산으로 바뀐다.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는 지역에서는 발전 설비와 송전망, 전력 저장과 안정적 공급 능력이 함께 요구되기 때문에 빅테크 기업의 에너지 투자를 기술 산업과 떨어진 별개의 흐름으로 보기 어렵다.
미래 도시를 지탱하는 힘, ‘전력’


관심은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서 실제 미래 도시로 옮겨간다. 이지나는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하이테크 도시 선전을 찾아 드론 배달과 무인 로보택시, 로봇 교통경찰, 드론 택시처럼 생활 가까이 들어온 첨단 기술을 직접 경험한다.
선전에서 마주한 풍경은 기술이 미래의 개념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도로와 하늘, 물류와 교통에 새로운 이동 수단이 동시에 들어오면 이를 움직이는 전력 역시 끊김 없이 공급돼야 하고,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진 현장 경험을 통해 기술과 기반시설의 관계도 함께 드러난다.
장동민은 일본 토요타가 조성한 스마트시티 ‘우븐 시티’를 소개한다. 약 100억 달러, 한화 10조 원 이상이 투입된 도시형 실험장으로 소개되는 이곳에서는 토요타가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모빌리티 회사로 전환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을 시험한다.
자율주행과 무인 택시, 드론, 로봇 등 AI 기반 교통 시스템도 실제 생활 환경에서 검증된다. 수소와 태양광을 비롯한 에너지원을 도시 시스템과 연결하고 사람과 차량, 정보와 에너지가 함께 움직이는 새로운 생활 구조를 실험한다.
첨단기술이 늘어날수록 전력 소비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은 안정적 공급 능력이 필요해진다. 결국 미래 도시 경쟁은 눈에 보이는 로봇과 자율주행차뿐 아니라 이 모든 시스템을 멈추지 않게 하는 전력을 누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의 문제로 이어진다.
선전과 우븐 시티는 서로 다른 나라의 사례지만 기술을 실험하는 도시가 결국 에너지 문제와 맞닿는다는 공통점을 보여준다. 이동 서비스가 무인화되고 로봇과 드론의 역할이 늘어날수록 충전과 전력 공급이 도시 운영의 기본 조건이 되고, 친환경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발전원을 찾는 경쟁도 커질 수밖에 없다.
떠오르는 차세대 원전, ‘소형모듈원전(SMR)’

늘어나는 전력 수요의 대안으로 등장하는 것이 소형모듈원전, SMR이다. 기존 대형 원전의 높이가 약 60m인 데 비해 SMR은 10∼20m, 폭은 약 40m에서 5m 안팎으로 줄일 수 있는 소형 원자로라는 점이 소개된다.
크기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주요 설비를 모듈화해 공장에서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도 핵심 특징이다. 대형 설비를 현장에서 처음부터 건설하는 방식과 달리 표준화된 모듈을 생산하고 조립하는 구조를 활용해 공사 과정과 비용을 줄이는 방향을 추구한다.
작아진 설계는 수요처 가까이에 분산 배치할 가능성을 넓히고 대규모 장거리 송전망에 대한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요소로 거론된다. 대형 원전 건설에 10년 이상이 걸리는 경우와 비교해 공장 제작·현장 조립 방식으로 건설 기간을 3∼4년 수준까지 줄이고 비용도 낮출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안전성도 주요 화두다. 일부 SMR 설계에서는 사고 때 외부 전력이나 작업자의 적극적인 개입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연순환으로 냉각하는 수동적 안전 개념을 활용한다. 작은 원자로라는 단순한 크기 차이보다 발전 설비의 구조와 안전 시스템을 어떻게 바꾸느냐가 핵심이다.
하지만 기술의 가능성과 투자 판단은 같은 문제가 아니다. 재테크를 통해 40대에 경제적 자유를 얻은 사례자는 AI 산업의 성장을 내다보며 전력 인프라를 유망한 영역으로 꼽지만, 성장성이 높은 산업이라도 실제 상용화 일정과 사업자의 기술 수준, 인허가, 건설비와 수익구조를 따로 살펴야 한다.
같은 SMR 분야 안에서도 설계 방식과 사업 진행 단계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산업 전체의 성장 전망만으로 개별 기업의 투자 매력을 판단하기 어렵다. 새로운 발전 기술이 실제 전력을 판매하는 사업으로 연결되기까지 어떤 단계가 남았는지도 투자 전에 확인해야 할 지점이다.
에너지 전문가 김형대 경희대 원자력공학 교수와 투자 전문가 김남호 타임폴리오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출연진의 질문을 바탕으로 원자력 기술과 투자 시장을 나눠 설명한다. 단순히 ‘SMR이 뜬다’는 기대를 좇기보다 무엇이 실제 산업의 성장으로 연결되는지 살펴보는 과정이 핵심이다.
AI 시대의 돈이 에너지로 향하는 이유를 따라가면 결국 발전 기술 하나가 아니라 데이터센터와 미래 도시, 전력망과 투자시장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전기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능력이 곧 기술 경쟁력과 도시 운영 능력, 투자 기회의 범위를 함께 좌우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발전원뿐 아니라 송전망과 저장장치까지 함께 살펴봐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빌 게이츠와 샘 올트먼의 투자에서 출발해 미래 도시와 SMR 시장까지 이어지는 SBS 특별기획 ‘퓨처 리포트’ 1부 ‘에너지와 돈’은 9월 2일 수요일 밤 10시 50분 방송된다.
사진 : SBS